밤비 밤비 이것은 동학군의 나팔소리 삼일절의 만세소리 육이오의 따발총소리 낭자하게 소리의 역사를 아느냐 묻더니 이윽고 오뉴월 산사 스님의 목탁소리 시방은 시골 시악시 젖무덤 크는 소리 자작시 2006.04.18
도원 님.... 도원님!!! 빙도 오빠가 아침에 사무실로 전화를 했더군요. "왕그나 큰일났다. 우리 비행이 전부 들통났다. 빨리 행장 꾸려서 뜨자." 뭔 뜽금없는 소린가 했습니다. 요 연세(?) 묵도록 천사같이 살아온 왕그니에게 비행이란 말이 어디 합당한 말이기나 하단 말쌈입니까? 자초지종 야그를 듣고 헐레.. 단상 2006.04.18
우리 시대의 사랑 우리 시대의 사랑 잊기 위해 오늘도 술집을 찾는다 찰랑거리는 술잔으로 너를 잊으리라 다짐하지만 소주잔 속 소주의 투명함만큼이나 더욱 또렷해지는 네 모습 -컴퓨터 화면 지우듯 그렇게 쉽게 잊을 수는 없을까- 잊어야지, 잊어야지 다짐하며 오늘도 술집을 찾는다만 절망의 깊이만큼 .. 자작시 2006.04.18
삼행시.. 디어칸나 님!!! 아침 일찍(?) 빙도 오빠 전화를 받고 어렵게 눈을 떴다가, 침대 위에서 뒹글뒹글하다가 이제서야 출근했습니다. 오늘 배열한다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으라고 우리 기자들한테는 큰소리 쳤는데 이 무신 직무유깁니까! 우리 여기자들도 이제 만성이 됐는지 미안해 삐질삐질 들어오는 .. 단상 2006.04.18
우울한 날의 기억 우울한 날의 기억 세월은 나를 어느 새 이 자리에 앉혔다 어언 반 세기 지나온 길을 되새김질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정신없이 떼밀려 왔다 계절은 또다시 나를 지나온 만큼 저 멀리로 데려갈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리라 떼밀리지 않고 죽음 앞의 그날까지 이제 헤아리며 가리라 우울한 .. 자작시 2006.04.18
허무한 사랑 허무한 사랑 내 사랑은 오래 갔네 오래 오래 익은 사랑 단단한 바위처럼 굳은 줄만 알았더니 흐르는 물처럼 끊일 줄 몰랐더만 허망하여라 내 사랑 이제 자취를 찾을 수 없네 내 사랑은 그리하였어라 바위인 척하다가 물인 척하다가 연기처럼 사라져버렸구나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이 봄에 들판을 서성.. 자작시 2006.04.18
나는 부활을 꿈꾼다 나는 부활을 꿈꾼다 늦은 시간, 늦은 나이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왜 나는 사는 걸까? 지금 이 시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어떤 표시가 날까 기부금을 주는 고아원도 없고 라면 한 박스 사 주는 양로원도 없다 고향을 떠나는 친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는 더욱 없다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누가 .. 자작시 2006.04.18
삶 삶 사람 사는 일이란 모두 똑같아서 태평양 건너 아메리카에서도 서로 말다툼을 하고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자리 싸움을 한다 서울에서는 생사람을 매장하고 부산에서는 사이좋던 부부가 남남이 된다 사람 사는 일이란 모두 똑같아서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이도 일.. 자작시 2006.04.18
2월에 2월에 봄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지나 2월의 언저리를 더디게 넘어야만 봄은 오지요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 누구도 그리워하지 않았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떠났던 고향을 다시 찾아오는 방랑객처럼 머뭇머뭇 잦아드는 봄의 자취 2월에, 할머니는 대청머루에 앉아 졸고 있.. 자작시 200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