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엔 이 가을에 이 가을엔 사랑하고 싶다 목놓아 핏빛으로 물드는 저 나무들보다 더 치열하게 사랑하고 싶다 이 가을엔 고독하고 싶다 갈구하다 갈구하다 결국 지고 마는 저 낙엽만큼 고독하고 싶다 이 가을엔 느껴보고 싶다 한 점 바람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저 나뭇잎들의 오르가즘처럼 <.. 자작시 2011.04.18
시골에 내리는 비 시골에 내리는 비 그리움이 짙어지면 몸살이 되고 몸살이 깊어지면 빗방울이 되는가? 저 미치도록 퍼붓는 비, 빗방울, 할머니는 툇마루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그리움은 몸살이 되고 몸살은 빗방울이 된다 <뷰티라이프> 2010년 10월호 자작시 2011.04.18
이른 봄꽃에는 향기가 없다 이른 봄에 피는 꽃에는 향기가 없다 가만 생각해보니 봄에 일찍 피는 꽃에는 향기가 없더라! 개나리가 그렇고 진달래가 그렇고 벚꽃이 그렇다. 향기가 있더라도 미미하다. 입하가 지나야 꽃이 피는 아카시아나 라일락 꽃에서는 향내가 진동하지 않던가! 호 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꽃 내음에도 세상 사.. 단상 2011.04.14
여름 매미 여름 매미 이른 새벽 누군가를 위해 시를 읽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밤새 마신 털털한 막걸리 목소리로 시를 읽는다는 것 목청을 가다듬고 시를 외운다는 것 매미는 자지러지게도 울어쌓는다 저 매미도 행복한 일일 것이다 <뷰티라이프>2010.9월호 자작시 2011.04.11
허허 허허 백 년이 가도 천 년이 가도 색 바래지 않을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바람 불어도 구름 흘러도 더 찬연하게 빛날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뒷자리 홀로 되새겨보는 <뷰티라이프> 2010년 8월호 자작시 2011.04.11
고향행 고향행 콩콩콩 콩콩콩 할머니 도리깨질에 콩콩콩 콩콩콩 팥팥팥 팥팥팥 어머니 타작 손길에 팥팥팥 팥팥팥 콩팥콩팥 콩팥콩팥 시골 가는 길, 내 유년의 회상 콩팥콩팥 콩팥콩팥 <뷰티라이프>2010.7월호 자작시 2011.04.11
또 봄 또 봄 그런 눈길 보여주지 마세요 그런 손길로 마중 나오지 마세요 나풀거리는 꽃잎에도 미끄러질 것 같은, 그대 체취 가득한 이 봄 현기증으로 앓아눕겠는데 그런 눈짓으로 유혹하지 마셔요 그런 손짓으로 신호 보내지 마셔요 바람 불어 눈가루 흩날리는 이 봄 내 맘조차 흩날리는 이 봄 날 가, 만, 히.. 자작시 2011.04.04
상가에서 상가에서 상가입니다 영정을 보며 절을 두 번 합니다 상주와는 절을 한 번 합니다 상주에게도 절을 두 번 하고 싶습니다 즐비한 꽃들을 보며 망자를 생각합니다 입구부터 현란한 꽃들을 보며 상주를 생각합니다 저 꽃들은 망자를 즐겁게 하겠지요? 아니 상주를 더 즐겁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나도 즐거.. 자작시 2011.04.04
<4월호 표지모델>-쌍둥이 가야금 가수 가야랑- <4월호 표지모델>-쌍둥이 가야금 가수 가야랑- 3년 만에 다시 만나는 가야랑이다. 이쁘고 이쁘고 또 이쁘다. 언니는 동생을, 동생은 언니를 칭찬하기에 바쁘다. 인터뷰하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더 느끼게 해주는 그녀들이다. 나 그녀들의 열렬한 팬이 된다. 국악과 우리 소리의 대중화, 가야랑 자.. 뷰티라이프 표지 201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