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모과 할머니 제삿날 시골집에 갔더니 뒤뜰의 모과나무, 몇 개 열매를 달고 당당하게 서 있네 할머니 마음처럼 서러운 것, 주름진 거 다 껴안고 제 속살로 단단히 익어가는, 안에 있는 향기조차 모두 껴안은 저, 모과 우리 집은 달빛보다도 모과 향 더 빛나네 <뷰티라이프> 2015년 3월호 자작시 2015.07.15
텐진시의 니카이넨 씨 텐진시의 니카이넨 씨 중국 텐진시에 사는 니카이넨 씨는 홍목 가구상의 총경리 의자 하나에도 몇 백, 몇 천 만원씩 하는 홍목 가구는 중국 거부들의 상징 그의 일과는 단순하네, 따분해 보이기까지 하네 아침엔 헬스장에 가서 몸을 만들고 오후엔 사무실에 나와 보이차를 끓이네 친구들.. 자작시 2015.07.15
우리 사랑 우리 사랑 당신은 중증이고 나는 말기예요 우리 사랑은 암이었다 치유할 수 없는, 그러나 우리 사랑은 저 강을 또 건너 나룻배 행인 싣고 왔다 그러자 눈이 오고 꽃이 피었다 새 몇 마리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뷰티라이프> 2015년 1월호 자작시 2015.07.15
<나는 늙지 않는다>, <따스한 혹한> Editor's Letter <나는 늙지 않는다>, <따스한 혹한> ‘“얘, 성진인 장가 갔니?” 밥상을 차리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버지가 물었다. 성진은 나의 큰형님이다. “그럼요.” 아버지의 눈이 똥그래졌다. 믿기지 않는 듯 옆자리의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걔가 애가 셋이우. 그 중에.. 뷰티라이프 칼럼 2015.06.26
숙다방 기행-김경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25) 숙다방 기행 김경래(1962~ ) 그 사람일까 그 사랑일까 문이 열리면 먼 곳을 돌아온 그대 어깨에 내린 봄볕을 털며 쌍화차를 시킨다 이제야 은발이 된 머리카락 도회의 골짜기 어디쯤서 밤을 샌 술 냄새는 등진 창 역광에 빛바랜 한철 먼 바다를 떠돌..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5.06.26
반가운, 만날 보는 그 얼굴 반가운, 만날 보는 그 얼굴 지방에서 중형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K원장은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7년 가까이 한 솥밥을 먹던 디자이너 한 명이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미용실을 오픈하며 속을 끓인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근래 불황을 탓하며 같은 지역의 원장들이 요금을 대폭 내렸기 .. 뷰티라이프 칼럼 2015.06.15
독작-류근-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24) 독작(獨酌) 류근(1966~ )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진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이승..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5.05.27
시는 또 다른 나의 분신이다 시는 또 다른 나의 분신이다 ‘나의 문학관’에 대한 원고 청탁을 받고 많은 걸 생각하게 됩니다. 어제는 어느 세미나에서 임종 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세미나 후 강사와 막걸리를 나누며 지나온 인생에 대해 다시 반추해보는 귀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강사가 .. 단상 2015.05.16
오체투지-이수익- 오체투지 -이수익(1942~) 몸을 풀어서 누에는 아름다운 비단을 짓고 몸을 풀어서 거미는 하늘 벼랑에 그물을 친다. 몸을 풀어서, 몸을 풀어서, 나는 세상에 무얼 남기나. 오늘도 나를 자빠뜨리고 달아난 해는 서해바다 물결치는 수평선 끝에 넋 놓고 붉은 피로 지고 있는데. 내가 읽은 시 2015.05.06
확고한 움직임-우영창- 확고한 움직임 -우영창(1955~ ) 이 세계의 질서에 강자의 패권에 편입되지 않는 확고한 움직임을 나는 너의 뜻 없는 분주함 속에서 보았다 아가야 내가 읽은 시 20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