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그대에게 그대여 힘들게 고개 넘어 오는 그대여 그대로 하여 잉태하는 모든 것, 일수 이자에 복리를 더하여 그대에게 다 되돌려주려니 새벽의 신선함을 몰고 오는 그대여 저녁의 고요를 몰고 오는 그대여 힘들게 고개 넘어 오는 그대여 그윽한 눈빛이랄지, 잔잔한 미소랄지, 부드러운 손.. 자작시 2012.07.26
남자의 일생 남자의 일생 나 어릴 적 무릎 까졌을 때 울 엄니 아까징기, 빨간약 발라줬지 깨끗해진 내 상처 나 술 먹고 드러누웠을 때 울 각시 한숨보다 깊은 꿀물 타다주네 한숨보다 깊은 사랑 나 이제 딸 목소리 듣고 힘나네 먼 이국의 전화기 소리에 힘이 불끈 솟네 비싼 수업료도 무섭지 않네 남자.. 자작시 2012.07.26
산에 올라 산에 올라 심란할 때 산에 오르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심란할 때 산에 오르네 산에 오르면 집이 장난감 같고 자동차가 장난감 같고 길과 나무가 장난감 같고 실개천이 장난감처럼 흐르고 세상 모든 것이 장난감이네 산에 오르면 장난감 같은 세상 사랑 때문에 사랑앓이.. 자작시 2012.04.24
가을날 가을날 가을 바람이 가을 산 나무들에게 한마디 툭, 전한다 무슨 소리일까? 어떤 녀석은 혼비백산하고 또 어떤 녀석은 못 들은 체하는데 아따 귀도 밝소잉 금세 빨개진 저 가을 산 내 마음조차 흔들어 놓고 <뷰티라이프> 2011.11월호 자작시 2012.04.24
가을 하늘 가을 하늘 바다 빛깔보다 그리운 내 마음 저 하늘에 걸어놓았더니 내 마음보다 더 그리운 네 마음 하얀 구름으로 피어나누나 어화둥둥 피어나누나 저기 저, 갈 하늘 그리움으로 뭉쳐 차마 못 올려보겄네 <뷰티라이프>2011년10월호 자작시 2012.04.24
그 여자 그 여자 카스를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네 걷기를 즐겨하고 웃기를 자주하고 그림을 사랑했던 여자 그러나 세상에 비켜 서 있던 여자 그러나 눈물 흘리지 않던 여자 비가 비실비실 오던 날 내게 비실비실 다가오던 여자 바람이 휑하니 불던 날 내 마음속에 휑하니 나타났던 여자 터벅터벅 .. 자작시 2012.04.24
막걸리 같은 사랑 막걸리 같은 사랑 따르면 부풀어 오르기만 하는 맥주 같은 사랑보다 너무 투명하여 낯빛을 알 수 없는 소주 같은 사랑보다 적당히 털털하고 알맞게 뽀얀해진 막걸리 같은 사랑 하고 싶다 거품도 일어나지 않고 너무 잔잔하지도 않고 열정을 안으로 삭이고 삭여 엄마 젖 같은 이 술 먹어도.. 자작시 2012.04.24
그 남자 그 여자 그 남자 그 여자 그 남자 그 여자 첫눈에 반했고 그 여자 그 남자를 오랜 동안 사랑했네 그 여자를 사랑했던 그 남자 그 남자를 사랑했던 그 여자 그 여자가 아니면 안 되었던 그 남자 그 남자가 아니면 안 되었던 그 여자 그 남자 그 여자 그리워 울었고 그 여자 그 남자 보고파 잠 못 이뤘.. 자작시 2012.04.24
여름 오후 여름 오후 탕, 탕, 탕, 오뉴월 따가운 햇살을 뚫고 들려오는 망치질 소리, 목재에 못 박히는 소리 하여, 얼룩말을 쫓아 아프리카 세링게티 초원을 질주하는 사자, 장작 패는 울퉁불퉁 근육의 머슴 생각나고 나, 비 오듯 땀나네 탕, 탕, 탕 심약해진 내 마음에 또 다시 싱싱한 망치질 .. 자작시 201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