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뒤-이정록-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57) 비 그친 뒤 이정록(1964~ ) 안마당을 두드리고 소나기 지나가자 놀란 지렁이 몇 마리 서둘러 기어간다 방금 알을 낳은 암탉이 성큼성큼 뛰어와 지렁이를 삼키고선 연필 다듬듯 부리를 문지른다 천둥 번개에 비틀거리던 하늘이 그 부리 끝을 중심으로..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8.03.26
세상의 부조화와 함께 살아가기 세상의 부조화와 함께 살아가기 이완근(시인) 백인덕 시집 『짐작의 우주』를 읽고 눈이 가려워 시각을 알고 맥이 풀려 때를 알며 목 마르니 계절을 알고 마을을 벗어나서야 시대時代를 알겠더라. 당나귀를 부르면 요령搖鈴도 없이 야시장 뒷길, 말발굽 울리며, 문가에 서성이는 검은 눈.. 이것 저것 2018.03.13
시는 또 다른 나의 분신이다 시는 또 다른 나의 분신이다 ‘나의 문학관’에 대한 원고 청탁을 받고 많은 걸 생각하게 됩니다. 어제는 어느 세미나에서 임종 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세미나 후 강사와 막걸리를 나누며 지나온 인생에 대해 다시 반추해보는 귀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강사가 .. 이것 저것 2018.03.13
불황 극복은 초심으로... Editor’s Letter 불황 극복은 초심으로... 요즘 만나는 미용인마다 미용계의 화두가 뭐냐고 물어봅니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아주 큰 이슈가 있지요. 다 아시다시피 미용 경기가 언제 풀리냐는 것입니다.”라고 답합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불황에 무엇부터 해.. 뷰티라이프 칼럼 2018.02.26
어머니를 버리다-정병근-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55) 어머니를 버리다 정병근(1962~ ) 풍 맞은 어머니가 밥을 드신다 안간힘으로, 왼쪽으로 오므려 씹는 만큼 오른쪽으로 밥알이 몰린다 오그랑오그랑 로봇처럼 밥을 씹는다 넘어가는 밥보다 흘리는 밥이 더 많다 두꺼비 파리 잡아먹듯 넙죽넙죽 잘도 받..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8.01.29
한국미용창작협회 회원들의 귀환 Editor’s Letter 한국미용창작협회 회원들의 귀환 ‘장맛과 사람은 오래 묵을수록 좋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해가 바뀌어 가는 요즘 그런 마음이 더욱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더욱이 우리 미용계는 정과 동지애가 유독 강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숍을 방문했을 때나 행사장에서 오랜.. 뷰티라이프 칼럼 2018.01.05
간절 간절 어미 잃은 새끼고양이 네 마리 오돌오돌 떨며 모여 있다 서로 엉켜 있다 어미는 어디 갔나, 어미는 언제 오나? 우리 딸, 중학교 2학년 때 쿠일라룸푸르로 유학 갔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 다녔다 혼자였다 대학은 캔버라로 갔다 호주국립대학이었다 이제 3학년이 되었다 일 년에 한 .. 자작시 2017.11.24
청계천 물고기가 사는 법 청계천 물고기가 사는 법 청계천 물가를 천천히 천천히 걷고 있는데요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청계천 오후를 싸드락 싸드락 따라가고 있는데요 물고기가 물고기 아닌 듯 보이고, 물고기 아닌 것이 물고기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내 마음도 물결처럼 잔잔해져 햇살처럼 반짝이는데요 .. 자작시 2017.11.24
바늘을 찾다 바늘을 찾다 아내가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 하나를 잃었다, 며칠 전이었다 요즘 부쩍 눈이 침침해진 아내는 눈과 떨리는 손을 탓하며 안절부절 주위를 이 잡듯 뒤졌다 심오한 합동 수색에도 바늘의 행방은 오리무중 아내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혀를 찼다 들며날며 잘 생긴 엉덩이에라.. 자작시 2017.11.24
전국 미용실 시 한 수 걸기 운동 Editor’s Letter <전국 미용실 시 한 수 걸기 운동> 예로부터 ‘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동, 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에드가 엘런 포는 “시란 미의 운율적인 창조”라고 정의했고, 이 말은 시를 정의함에 있어 많은 이들의 .. 뷰티라이프 칼럼 201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