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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 한 알-전인식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6) 알밤 한 알 전인식(1964~ ) 화두話頭 하나 품으면 한 세상이 잠깐이지 높고 외로운 가지 끝 움막 하나 짓고 무릇 잡것들 범접하지 못하게 촘촘히 가시울타리로 둘러친 다음 한 올 바람도 들지 못하게 문 닫아걸고 눈 감고 앉으면 오로지 한 생각에 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왔는지 하안거夏安居도 끝나갈 때쯤 톡 톡 깨달음이 터지는 소리 감았다 뜨는 눈에 비로소 들어 안기는 삼라만상 환한 세상 여쭤볼 틈도 없이 산비탈 숲 속으로 홀연히 입적入寂하고 마는 알밤 한 알 좋겠다 숲 속 다람쥐는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86번째 시는 전인식 시인의 “알밤 한 알”입니다. 지루한 장마 끝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간 이 무더위도 자취를 감추고 사..

노력만이 살 길이다-한성대학교 권오혁 교수

미용인보(美容人譜)19 노력만이 살 길이다 한성대학교 뷰티매니지먼트학과 권오혁 교수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가위 돌리는 남자 -한성대학교 권오..

미용인보 2020.08.20

철없는 동네 주민

철없는 동네 주민 우리 부부는 동네 산책을 자주 한다. 저녁을 먹고 손잡고 도란도란 동네 구경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동네를 걸으면서 걱정도 늘어간다. ‘이 안경점은 오늘도 손님이 없네. 어쩐대.’ ‘여기보다는 지난 달 오픈한 빵집이 문제야. 1~2층 세가 350만원이나 된다던데...’ ‘저 친구는 오늘도 졸고 있네.’ ‘이 미용실은 너무 훤해. 전기세도 나오지 않겠다.’ ‘꽃집을 이렇게 크게 해서 타산이 맞겠나?’ 등등 생활에 보탬이 되지 않는 걱정들이다. 가끔 즐거운 풍경도 보인다. 손님이 꽉 찬 식당이 보이면 신이 나고, 며칠 전 오픈한 꽈배기집 앞에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보면 행복하다. 손님이 없어 카페 앞 길가에 나와 있다가 산책하는 우리 부부를 보며 한잔 하자고 반갑게 발길 잡는 ..

부부일기 2020.08.06

자뻑도 수준급

자뻑도 수준급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출근하기 위해 창밖을 보니 빗방울이 보이지 않는다. 우산을 챙기지 않고 모닝 뽀뽀만 하고 아파트 문을 나오자 비가 부슬부슬. 집에 들어가 아내와 다시 모닝 뽀뽀를 하고 우산을 챙겨 나왔다. 한참을 걷다 뭔가 허전하다 싶어 주머니를 뒤져보니 이번엔 마스크를 놓고 나왔다. 다시 들어가 마스크를 챙기고 또 모닝 뽀뽀. 아파트 문을 나서 또 걷다보니 아뿔사 이번엔 서류를 놓고 나왔다. 현관문을 여니, 아내 가슴을 쾅쾅 치며, “어휴 이쁜 내가 죄지. 회사 가지 말고 그냥 나랑 노올자.” 이만하면 자뻑도 수준급이다.

부부일기 2020.07.23

8월 25일의 선택

Editor’s Letter 8월 25일의 선택 대한미용사회중앙회의 제 24대 회장을 선출하는 정기총회 날짜가 오는 8월 25일로 확정됐다는 소식입니다. 중앙회는 7월 21일 이사회의를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두 달 미뤘던 총회 날짜를 이날로 확정한 것입니다. 3년마다 매년 6월에 치르는 회장 선거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8월로 연기했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더 연기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사들은 당초 예정했던 8월 25일로 총회 날짜를 못 박은 것입니다. 이제 미용계 초미의 관심사는 100만 미용인을 이끌어갈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제 24대 회장에 누가 당선되느냐는 것입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현재는 3명의 후보로 압축되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선거 15일 전에 마감하는 ..

용불용설-한상호-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5) 용불용설用不用說 한상호(1956~ ) 자꾸 가늘어지는 그리운 힘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85번째 시는 한상호 시인의 “용불용설”입니다. 옛적에 쓴 잡기장을 들여다본 적 있나요? 사소한 친구와의 말다툼 때문에 하얗게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빨갛게 또는 노랗게 알록달록 물든 단풍을 보며 시상(詩想)에 잠겼던 그때 그 추억이 아롱아롱 눈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이른 봄에 피는 꽃을 보며 왜 그렇게 마음 설렜던 것일까요. 소나기는 멀리 있는 친구를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겨울날 하늘을 흐드러지게 수놓았던 눈송이는 미래를 향한 편지지이기도 했지요. 작은 일에도 깔깔깔 거리고 사소한 일에도 마음 상해했던 하얀 백지 같던 마음은 세월과 함께 영원한 추억거리로만 남..

미용계의 행복전도사 -이수희 교수

미용인보(美容人譜)18 미용계의 행복전도사 청암대학교 뷰티미용과 이수희 교수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그대 있는 곳에 웃음이 있네 -이수희 교수..

미용인보 2020.07.20

창간 21주년에 부쳐

Editor’s Letter 창간 21주년에 부쳐 날씨가 덥습니다. 아니 덥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더위가 코로나19와 함께 삶을 힘들게 합니다. 모두들 힘들어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살면서 힘들지 않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는 생각에 미치면 이런 역경 또한 우리가 이겨나가야 할 과제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본지는 지난 1999년 7월호로 창간했습니다. 햇수로 치면 22년이요, 통권은 이번 7월호가 253호 째입니다. 22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처음 창간호를 내던 때가 떠오릅니다. 미용인들께 제대로 된 정보와 알찬 기술을 알려준다는 게 소박한 꿈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미용인들의 위상을 드높이고 좋은 제품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 소개하고자 하는 뜻도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의 ..

2000원 버는 법

2000원 버는 법 아내는 맥주를 좋아한다. 청소를 하면서 한 잔, 밥을 지으면서 한 잔, 책을 읽으면서 한 잔, 이러니 냉장고에 맥주가 가득해야만 안심한다. 요즘 거개의 편의점에서는 수입맥주 4캔을 만 원에 판다. 아내 신났다. 어젯밤엔 둘이 손잡고 산책을 하는데, “자기 이천 원 벌게 해줄까?” 뜬금없는 질문을 하곤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뚤레뚤레 따라 들어가니 그곳에서는 수입맥주 4캔을 9천 원에 판다. 8캔을 계산하니 18000원. “다른 곳에서 샀으면 20000원인데 이곳에선 18000원이니 2000원 번거야.” 마치 로또 1등에 당첨된 듯 신이 났다. “아따 이 사람아, 맥주를 사지 않았으면 18000원이나 벌었을 거 아냐.” 점잖게 한 마디 해주고 앞서 걸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2000원..

부부일기 2020.07.01

그대에게 가는 저녁-권지영-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4) 그대에게 가는 저녁 권지영(1974~ ) 어떤 말은 너무 깊어 꺼낼 수 없어요 어떤 말은 너무 얕아 꺼낼 수 없어요 어떤 말로도 그대를 대신 할 수 없어요 내가 유일하게 돌아갈 그대라는 단 하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84번째 시는 권지영 시인의 “그대에게 가는 저녁”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말을 합니다. 그 말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지만 때론 독이 되어 되돌아옵니다. 세상이 소음으로 뒤덮인 요즘 말도 또 하나의 공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표현하고자 할 때 시의적절한 말을 찾는 것은 가난한 집 밥상에서 고기를 찾는 것만큼 요원할 뿐입니다. 더구나 그 대상이 내 마음속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