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6) 알밤 한 알 전인식(1964~ ) 화두話頭 하나 품으면 한 세상이 잠깐이지 높고 외로운 가지 끝 움막 하나 짓고 무릇 잡것들 범접하지 못하게 촘촘히 가시울타리로 둘러친 다음 한 올 바람도 들지 못하게 문 닫아걸고 눈 감고 앉으면 오로지 한 생각에 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왔는지 하안거夏安居도 끝나갈 때쯤 톡 톡 깨달음이 터지는 소리 감았다 뜨는 눈에 비로소 들어 안기는 삼라만상 환한 세상 여쭤볼 틈도 없이 산비탈 숲 속으로 홀연히 입적入寂하고 마는 알밤 한 알 좋겠다 숲 속 다람쥐는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86번째 시는 전인식 시인의 “알밤 한 알”입니다. 지루한 장마 끝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간 이 무더위도 자취를 감추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