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93

미용장의 위용을 드높이다-한국미용장협회 어수연 이사장

미용인보(美容人譜)17 미용 엘리트의 산실, 미용장의 위용을 드높이다 한국미용장협회 어수연 이사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빛나는 자리 -어수연..

미용인보 2020.06.22

민망한 참견

민망한 참견 오늘도 아내와 함께 성북천을 걷고 있다. 성북천 옆, 새로 조성한 꽃밭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곳이 예쁘디 예쁘다. “요 이쁜 꽃 이름이 뭘까?” “핸드폰에 꽃 검색하는 기능 있잖아.” “글쿤.” 아내의 말에 핸드폰을 들이민다. ‘양비귀’ 우리 부부는 속으로 다시 한 번 꽃 이름을 외우며 손을 잡고 걷는다. 잠시 후, 양귀비꽃에 핸드폰을 들이대며 촬영하고 있는 호기심 많은 아내 또래쯤의 아주머니를 본다. 우리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촬영에 열중하고 있는 아주머니 귀에 대고 “양귀비”라고 큰소리로 말해놓고 민망해 손 놓고 각자 뛴다. (2020년 6월 9일)

부부일기 2020.06.10

자궁 검사인데 젖가슴을 왜 보제?

자궁 검사인데 젖가슴을 왜 보제? 아내와 나의 대화는 80% 이상이 쓰잘디없는 얘기다. 소설이 주제만 집중해서 쓰면 재미가 없고 곁가지를 잘 버무려 써야만 훌륭한 소설이 되듯이 삶도 마찬가지리라 위안을 삼는다. 오늘도 산책하다 아내가 들려준 얘기. 오래 전, 아내의 선배 언니 A와 B가 산부인과에 갔단다. 나도 잘 아는 언니들이다. 자궁 검사 후 의사가 앞에 앉아 있는 A언니에게 옷을 가슴 위까지 끌어올리라고 말했다. A언니는 아무 생각 없이 옷을 올려 젖가슴이 보이도록 했다. 의사는 유방을 유심히 본 후 내리라고 말했다. 두 언니는 병원을 나와 서로의 검사에 대해 말을 나눴고, A언니는 의사가 가슴을 보이라고 해서 부끄러웠다는 얘기를 했다. B언니는 갑자기 깔깔깔 웃기 시작했다. 자기한테는 그런 일을 ..

부부일기 2020.06.03

1일 1닦

1일 1닦 청소기가 고장 났다. 아내는 한꺼번에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함께 되는 L사의 고가 청소기 구입을 주장하다가 생각을 바꿨는지 물걸레청소기, 진공청소기, 스팀청소기를 각각 하나씩 3개를 샀다. 그러곤 시험 삼아 써보더니 연신 좋아죽는다. 가격 대비 만족도 최고라고 연신 엄지척을 해 보인다. 하루에 한 번씩 청소하는 ‘1일 1닦’을 실천할 곳이라고 큰소리치더니 매일 약속 이행 중이다. 청소하기가 재미있어졌다고 한다. 문제는 1일 1닦만 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저녁에도 여지없이 청소 삼매경이다. ‘1일 1닦’을 넘어 ‘1일 3닦’을 며칠째 수행 중이다. 나는 책읽기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 집중해서 봐야 하는 편이다. 특..

부부일기 2020.06.03

벌레는 무서워

벌레는 무서워 저녁을 먹고 아내와 동네 한 바퀴 산책하고 늦게 들어왔다. 텔레비전에서 영화 한편을 감상하다 소파에서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눈을 떠보니 새벽 2시다. 아내는 안방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 사람이 깨워서 같이 들어갈 일이지.’ 속으로 되새김질하고 있는데, 핸드폰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고 천지를 진동한다. ‘또 어떤 위인일까?’ 술만 취하면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는 시인이 몇 있다. 그런데 핸드폰에 뜬 이는 ‘이쁜각시’다. ‘안방에 있을 텐데 핸드폰이라니, 장난이겠지’하면서 핸드폰을 받자, “까아악~ 여보 여보. 문 앞에 발 많이 달린 벌레가 붙어 있어.” 아내는 벌레라면 질색이다. 때려잡지도 못 한다. 실은 나도 벌레는 무섭다. 베란다를 통해 파리약을 건네주며 뿌리라고 해도 못 ..

부부일기 2020.06.03

피자는 아무나 먹나

피자는 아무나 먹나 광주에 사는 처제에게는 딸이 하나 있고, 그 딸이 나를 무척 잘 따른다. 이모부인 내게 하루에 두서너 번은 전화를 한다. 무슨 중요한 용무가 있어서 하는 전화가 아니다. 다짜고짜 전화해서는, “이모부 날씨 좋지요?” “그래 산책하기 좋은 날이야.”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핸드폰을 뚝 끊는다. 산책하기 위함이리라. “이모부 오늘 기아 이길 것 같아요, 질 것 같아요?” “아롱이가 집을 나갔어요.” “점심 때 무엇 드셨어요?” 질문도 다양하다. 오늘도 전화가 왔다. “이모부 피자 시켜주세요.” “응, 그런데 지금은 바쁜데...” 뚝 끊기는 전화. 핸드폰 진동이 채 가시지 않은 조금 후, 다시 오는 전화. “아직도 바쁘세요?” “응...” 또 끊기는 전화. 10분 후, “지금도 바쁘세요?” 처..

부부일기 2020.06.03

바닥에 대하여-오성인-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83) 바닥에 대하여 오성인(1987~ ) 할당된 몫을 비우고도 밥그릇 핥는 데 여념이 없는 개, 바닥 깊숙이 스민 밥맛 하나라도 놓칠세라 잔뜩 낮춘 몸 지금 그의 중심은 바닥이다 온몸의 감각을 한군데로 끌어모으는 나차웁고 견고한 힘 모든 존재들은 낮은 데서 발원하나 생이 맨 처음 눈뜨고 마지막 숨들이 눕는 계절이 첫발을 내디뎠다가 서서히 발을 거두어들이는 최초이며 최후인 최선이거나 최악인 더는 낮아질 일도 붕괴될 일도 없는 낮은 벽, 혹은 천장 낮춘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무게를 동시에 겪어 내는 일, 혼신을 다해 희로애락애오욕을 지탱해 내는 일 그러므로, 나는 낮을 것이다 개의 혀가 밥그릇 너머의 피땀까지 닦아 내듯, 이생과 그 너머의 생까지 두루 읽어 낼 일이다 기..

아첨꾼에 대처하는 방법

Editor’s Letter 아첨꾼에 대처하는 방법 비 오는 우요일입니다. 어젯밤부터 오는 비가 여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한 원장으로부터 하소연의 전화를 받습니다. 자기가 한 말이 아닌데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알려져 난처한 입장이라는 겁니다. 그러곤 그 말을 전한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데 열중합니다. 사회 생활하면서 접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이긴 한데 본인이 당하면 그 고통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 원장도 그런 곤란한 입장에 빠진 경우인 것 같습니다. “신경 쓰지 말고 잠잠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로 위로해보지만 가슴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도 그런 경우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몇 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도 않았던 말이 마치 기자가 한 말처럼 퍼지기도 하고 왜곡되..

잔재주 부리지 마세요

잔재주 부리지 마세요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옆에 누워 있던 아내가 몸이 뻑적지근하다고 은근하게 말한다. 내 손은 보통 사람들의 손보다 뜨겁다. 그래서 평소 마사지를 해주면 좋아한다. 아내의 귀를 마사지 해준다. 정성껏 힘을 주며 꾹꾹 주물러준다. 아내는 시원하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 꼬맹맹이 소리로 의욕을 부추긴다. 그러나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3분도 채 안 됐는데 힘이 든다. 그렇다고 코맹맹이 소리까지 하는데 그만 둘 수 없다. 손가락 힘을 빼고 빠르게 빠르게 터치만 한다. “잔재주 부리지 마세요” 아내의 한 마디에 손가락에 힘을 다시 팍팍 줄 수밖에 없는 남편이다. (2020년 5월 11일)

부부일기 2020.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