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내복-공광규-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9) 빨간 내복 -공광규(1960~ ) 강화오일장 꽃팬티 옆에 빨간 내복 팔고 있소 빨간 내복 사고 싶어도 엄마가 없어서 못 산다오 엄마를 닮은 늙어가는 누나도 없다오 나는 혼자여서 혼자 풀빵을 먹고 있다오 빨간 내복 입던 엄마 생각하다 목이 멘다오 ■&l..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10.06
아버지, 제 손맛 어때요?-장인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8) 아버지, 제 손맛 어때요? -장인수(1968~ ) 민수 녀석이 볼따귀가 벌개서 등교했다. “아버지가 또 때렸냐?” “손맛이 맵냐?” 녀석은 대꾸를 하지 않는다. “오늘 저녁에 김치찌개 끓여라.” 녀석에게 만 원을 건넨다. 한사코 받지 않는다. “나중에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8.04
데칼코마니-아버지 -김원식-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7) 데칼코마니 -아버지 -김원식(1962~ ) 아버지는 칭찬도 화를 내며 하셨다 전교 우등상을 받던 날 궐련을 물며 아버지는 혀를 차셨다 “노름판에서 논밭뙈기 싹 날려 불고 저것을 어찌 갤 켜. 먼 조화여 시방.” 눈보라에 빈 장독 홀로 울던 새벽, 몰래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7.06
꼴림에 대하여-함순례-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6) 꼴림에 대하여 -함순례(1966~ ) 개구리 울음소리 와글와글 여름밤을 끌고 간다 한 번 하고 싶어 저리 야단들인데 푸른 기운 쌓이는 들녘에 점점 붉은 등불 켜진다 내가 꼴린다는 말을 할 때마다 사내들은 가시내가 참, 혀를 찬다 꼴림은 떨림이고 싹..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6.07
구름-문인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5) 구름 -문인수(1945~ ) 저러면 참 아프지 않게 늙어갈 수 있겠다. 딱딱하게 만져지는, 맺힌 데가 없는지 제 마음, 또 뭉게뭉게 뒤져보는 중이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35번째 시는 문인수 시인의 ‘구름’입니다. 좋은 시는 사람..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5.16
아배 생각-안상학-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4) 아배 생각 -안상학(1962~ )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4.08
영세자영업자로 살다-이안-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3) 영세자영업자로 살다 -이안(1967~ ) 아들놈 유치원 원비 좀 어떻게 해보려고 면사무소에 갔더니 담당이 월수입을 묻겠지요 그래, 가물에 콩 나듯 하는 원고료에 지방 라디오 방송 출연료를 얹으니 어림잡아 월 십오만 원, 연봉 한 백오십만 원 정도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3.11
수면사-전윤호-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2) 수면사(睡眠寺) -전윤호(1964~ ) 초파일 아침 절에 가자던 아내가 자고 있다 다른 식구들도 일 년에 한번은 가야 한다고 다그치던 아내가 자고 있다 엄마 깨워야지? 아이가 묻는다 아니 그냥 자게 하자 매일 출근하는 아내에게 오늘 하루 늦잠은 얼마..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2.11
석양-강혜지-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1) 석양 -강혜지(1973~ ) 하늘이 뜸을 들인다 펄펄 끓었던 태양을 내리고 풍경소리 매달린 처마 밑까지 붉게 붉게 물들이며 숙성시킨다 땅 위에 머리 눌 곳을 찾는 생명들의 낡은 기억에서 그리움으로 남는 오래 묵은 장맛과도 같은 발효된 향과 빛깔 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6.01.04
회초리-황금찬-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30) 회초리 -황금찬(1918~ ) 회초리를 드시고 “종아리를 걷어라” 맞는 아이보다 먼저 우시던 어머니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30번째 시는 황금찬 시인의 ‘회초리’입니다. 부모님께 맞아본 경험, 다들 있으시지요? 부모님은 자식..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5.12.14